故 이중표 목사 10주기 ‘별세신학’ 전국목회자세미나 “십자가에 자기 욕심 못박는 게 청지기의 삶”

입력 2015-07-07 00:04
이윤재 한신교회 목사가 6일 경기도 성남 한신교회에서 열린 ‘고 이중표 목사 추모 10주기 기념 전국목회자세미나’에서 ‘자기죽임-별세’란 제목으로 강의하고 있다.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고(故) 이중표 목사
‘별세(別世)신학’을 주창한 고(故) 이중표(사진) 목사의 별세 10주기를 맞아 ‘고 이중표 목사 추모 10주기 기념 전국목회자세미나’가 6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동판교로 한신교회(이윤재 목사)에서 개막했다. 한신교회와 미래목회포럼, 호산나선교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자기 죽음과 살림의 목회’를 주제로 3일간 열린다. 세미나에는 전국 목회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목회자들은 ‘자기 죽음의 목회’를 주제로 한국교회 목회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기 죽임-별세’란 제목으로 강의한 이윤재 목사는 목회자를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불의한 청지기’에 비유했다. 죄인이면서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은혜를 선포하는 목회자들은 모두 ‘불의한 청지기’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목회자는 죄인인데도 하나님의 은혜를 드러내는 사람”이라며 “불의한 종에게 진리를 알리는 일을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매일 자신의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게 청지기의 삶”이라고 역설했다.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는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 목회’를 강조했다. ‘아사교회생’은 목회자 자신은 죽고 교회는 살린다는 의미다. ‘자기 죽임-교회개혁’이란 제목의 강의에서 정 목사는 16개 교회를 분립·개척했음에도 교인이 줄지 않은 자신의 사례를 들며 교회개혁의 당위성을 소개했다. 그는 “목사가 권력과 돈, 명예를 버리고 바른 영성을 갖고 목회한다면 반드시 교회는 살아난다”며 “목사부터 무소유·봉사·노동·기도·가난을 자청하는 수도사적 영성을 갖고 실천할 때 한국교회에 내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는 한국교회가 ‘순교신앙’의 목회를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교회 대표적 순교자인 주기철 목사의 손자인 그는 조부의 삶과 신앙을 소개하며 세상에 타협하지 않는 신앙을 강조했다. 주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와 순교자의 피를 먹고 자란 한국교회가 물량주의와 교권주의에 흔들리는 건 십자가 복음 대신 철학적 에세이만 강단에서 울려 퍼지기 때문”이라며 “믿음의 조상들이 보인 순교신앙을 목회자가 회복하고 강단에서 외칠 때 한국교회에 회복과 부흥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도를 닮기 위해 구도자적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참된 목회자의 덕목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남준 열린교회 목사는 ‘자기 죽임-자기 깨뜨림’이란 강의에서 “목회자가 진리에 합당한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할 때 교회가 시대의 등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목회자부터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과 복음을 체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자”고 말했다.

둘째 날인 7일 오전에는 고 이중표 목사 별세 10주기 추모예배가 열린다. 추모예배 설교는 전병금 강남교회 목사가 맡았으며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추모시를 낭독한다. 이후 세미나에서는 ‘살림의 목회’를 주제로 주서택 청주 주님의교회 목사와 홍민기 브리지임팩트사역원 공동대표, 브레넌 브리드 미국 컬럼비아신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등이 강연한다.

성남=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