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리스 리스크 적지만 장기화땐 선박업계 악영향

입력 2015-07-07 02:22
6일 그리스 사태로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보다 50.48포인트나 급락한 2053.93으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주가 폭락을 보여주는 시세판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에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이 악화되자 그리스와 연관 있는 국내 기업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코트라 아테네무역관은 6일 “그리스 경제 불안 및 유동성 경색이 계속되면서 한-그리스 간 교역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그리스와의 교역액은 지난해 14억6000만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1조982억 달러)의 0.1%에 불과하다. 올해 1∼5월 우리 기업의 대(對)그리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나 감소했지만 교역 비중이 작아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또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그리스 수출 중 86%를 차지한 선박의 경우 대다수 그리스 선사들이 파나마 등 해외에 ‘편의치적’(선박에 붙는 세금을 깎아주고 기타 편의를 제공해주는 국가에 선적을 등록하는 것)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출 감소가 덜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해운 시장의 회복이 더뎌지면서 국내 선박 수출 업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은행의 영업 중단, 예금인출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바이어의 대금 미지급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현지 진출 기업들은 사업 계약서를 작성할 때 대금 지급 수단을 유로화나 달러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기원 코트라 아테네관장은 “그리스는 당분간 정국 혼란과 경제 침체가 불가피하다”며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 동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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