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수 공무원 버스추락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지로 건너갔던 최두영(55) 지방행정연수원장이 5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50분쯤 지린성 지안시 홍콩성호텔 외부 지상에 최 원장이 쓰러져 있는 것을 이 호텔 보안요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최 원장은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오전 3시36분쯤 사망판정을 받았다.
4층 최 원장의 객실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탁자 위에 무언가를 쓰려다가 그만둔 듯한 메모지가 발견됐다. 사고수습팀 관계자는 “중국 공안(경찰)이 ‘메모지에 물음표 하나 외에 다른 내용을 보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은 이날 오후 최 원장 추락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최 원장이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다”며 “당시 객실에 다른 사람이 없었으며 시신 부검에서도 타살 혐의가 나타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버스 추락사고 다음 날 정재근 행자부 차관과 함께 출국, 유족들과 장례절차를 협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와 자책감,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1983년 행정고시(27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강원도 행정부지사, 행자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올해 1월 지방행정연수원장으로 취임했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아들 둘이 있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전북 완주 지방행정연수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최 원장에 대해 “아깝고 훌륭한 사람”이라며 “청천벽력같은 비보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방행정연수원 관계자는 “중국으로 떠나시기 전 사고대책본부에 ‘사상자 가족이 불편하지 않도록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버스사고로 숨진 공무원 9명 등 우리 국민 10명의 시신은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한다. 장례는 사망 공무원 소속 자치단체장(葬)으로 거행된다. 최 원장의 시신은 별도로 운구될 예정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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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버스사고 수습팀 최두영 연수원장 투신자살… 심한 자책·압박감 시달린 듯
입력 2015-07-06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