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toric Areas)’가 4일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정을 획득함에 따라 한국의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 부여, 익산의 백제 후반기 유적 8군데를 묶은 것으로 2개 도,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공산성, 송산리 고분군(이상 공주),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나성(이상 부여),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이상 익산) 등이다.
독일 본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에 참석하고 있는 이인혜 동국대 지리교육과 교수(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장)는 “중국과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이어지는 문화의 교류가 증거가 있고, 도시의 발전에서 아주 탁월한 공간적 구성을 입증시켰다고 하는 것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5일 설명했다.
지난 5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세계유산위에 제출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 대한 평가결과 보고서’에서 등재 권고로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해 “한국, 중국, 일본의 고대 동아시아 왕국들 사이의 교류 증거를 보여주며, 그 교류의 결과로 나타난 건축기술 발전과 불교의 확산을 보여주는 유산”이라고 인정했다. 또 “수도 입지 선정을 통해 백제의 역사를, 불교 사찰을 통해 백제의 내세관과 종교를, 성곽과 건축물의 하부구조를 통해 백제의 독특한 건축기술을, 고분과 석탑을 통해 백제의 예술미를 찾아볼 수 있다”며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사라져간 백제 문화와 역사의 뛰어난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이 되는 10가지 항목 중 2항(특정 기간과 문화권 내 건축이나 기술 발전, 도시계획 등에 있어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의 증거)과 3항(문화적 전통 또는 문명에 관한 독보적이거나 특출한 증거)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애초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와 익산역사유적지구로 나뉜 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다가 2012년 5월 통합됐다. 이후 공동으로 등재추진단을 구성했고 2013년 9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확정돼 2014년 1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건을 시작으로 세계유산 등재 목록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남한산성에 이어 올해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등재됨에 따라 모두 1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백제문화, 中∼日 이어주는 ‘교류의 허브’ 인정
입력 2015-07-06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