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일반인 감염자가 열흘 만에 다시 나왔다. 지난달 25일 확진된 180번 환자(55) 이후에는 의료진에서만 감염자가 나왔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5일 브리핑에서 “186번 환자(50·여)는 132번 환자(55·2일 퇴원)의 배우자로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로 항암치료를 받았다. 지난 2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4일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의 감염경로는 불투명하다. 보건 당국은 가족 간 감염, 삼성서울병원 내 감염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역학조사 중이다.
186번 환자는 남편이 지난달 12일 격리되기 전까지 6일간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이때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경우 증상 발현 시점이 너무 늦다. 이 환자에게 고열이 생긴 것은 지난 2일이다. 남편의 격리 시점부터 21일이나 지나 최대 잠복기(14일)를 훌쩍 넘어선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질병예방센터장은 “확진 전 노출됐으나 늦게 발병했을 가능성, 지난달 29일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나빠져 발병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CCTV 동선 파악 결과 항암치료 과정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에 ‘또 다른 감염원’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건 당국은 지난 주말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 16명 중 15명(1명은 퇴원)을 국립중앙의료원·서울보라매병원 등으로 모두 옮겼다. 이 병원에서 의료진 감염이 잇따르자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국내 최고 의료기관을 자부하던 삼성서울병원은 결국 환자 치료와 안전을 담보하지 못해 다른 병원에 맡겨야 하는 ‘굴욕’을 당했다. 카이저재활병원과 건국대병원이 지난 주말 격리 해제된 데 이어 강동성심병원·강릉의료원(7일 0시) 등 집중 관리 병원들이 이번 주 잇따라 격리에서 풀려난다.
민태원 기자
메르스 일반인 환자 열흘 만에 추가 발생
입력 2015-07-06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