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차원보다 너무 의과학적 접근” “병원 공개·응급실 통제 늑장이 화 키워”

입력 2015-07-06 02:46
“위기관리의 차원에서 접근되기 보다는 너무 의과학적인 패러다임이 세게 작동한 거죠.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병원 명단 공개는 빨리 했었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

“질병관리본부의 현재의 조직, 인력, 전문성으로는 신종전염병을 막을 수 없습니다. 생물학적 재난에서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자와 본부 자체의 위상을 높여야 합니다.”(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수습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관계자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에서 나온 답변들이다.

서울시는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경험했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다양한 관점에서 기록하기 위해 인터뷰를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외부 전문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실시한 인터뷰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수영 양천구청장,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신상엽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장덕진 서울대 교수 등 보건 및 위기관리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 20명이 참여했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감염관리 기본은 방역, 즉 확산의 방지”라며 감염 확산 통로가 된 응급실을 제 때 통제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박원순 시장은 “서애 유성룡이 징비록을 쓴 이유도 다음에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인데 심층인터뷰도 그런 차원”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결과는 서울시 메르스 대응 백서 제작과 유사 감염병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시 보건의료종합대책 마련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시는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6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전면 공개하고 정부 해당부서에도 전달하기로 했다.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