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세계 2위 종합화학 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사빅(SABIC)과 손잡고 고성능 폴리에틸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SK종합화학은 3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사빅과 고성능 폴리에틸렌 생산·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발표했다. 국내 기업 중 사빅과의 합작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은 SK종합화학이 처음이다. 계약 서명식에는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압둘라만 알 파기 사빅 부사장이 참석했다.
SK종합화학은 2011년 독자기술로 필름, 자동차 내장재, 신발, 케이블 피복 등에 주로 쓰이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개발에 성공해 ‘넥슬렌’이라는 별도 브랜드를 만들고 울산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해 왔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종합화학과 사빅은 싱가포르에 자산 710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인 SSNC를 설립한다. 지분은 50대 50이다. SK종합화학은 지난달 한국넥슬렌유한회사(KNC)를 설립하고 울산 넥슬렌 공장 자산을 이 회사에 현물출자했다. 한국넥슬렌유한회사는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SK종합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울산 넥슬렌 공장 자산가치에서 합작법인의 지분을 뺀 금액만큼인 5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SK종합화학은 이번 합작법인 출범을 계기로 사빅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넥슬렌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SSNC는 현재 상업생산 중인 울산의 넥슬렌 제1 공장에 이어 수년 내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번 합작법인 프로젝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1년 3월 중동 방문 중 평소 친분이 있던 사빅의 모하메드 알마디 전 부회장에게 합작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최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포럼, 중국 보아오포럼 등에서 알마디 전 부회장을 만나 사업 진행에 공을 들였고, 두 회사 실무진은 4년간의 협상 끝에 이번에 최종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사빅 최고경영진을 만나 협상 타결을 진척시켰다.
차 사장은 “넥슬렌 원천 기술을 보유한 SK가 원료 경쟁력 및 마케팅 역량을 갖춘 사빅을 만나 세계 시장을 공략하게 됐다”면서 “제2의 넥슬렌 신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화학제품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공략”… SK종합화학, 세계2위 사빅과 합작
입력 2015-07-06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