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세에다 금융사끼리 자금을 조달하는 규모가 최근 커지면서 금융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5일 각 은행에 따르면 국내 7대 은행의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보다 실질적으로 9조원 넘게 늘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농협·기업 등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 말 330조9403억원에서 6월 말 321조439억원으로 9조8964억원 줄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이 지난달 안심전환대출(단기·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저리의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분 19조1716억원을 주택금융공사에 팔아 유동화한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실질 증가액은 9조2752억원이었다. 이는 2010년 이후 월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이다.
대출 증가는 금리인하 영향이 크다.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3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1%대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이에 연동돼 최저수준을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처음 2%대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인하한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7월에는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증가는 금리인상 시기에 가계 자금압박과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계대출 증가가 외부적 요인이라면 금융사 간 자금조달 증가세는 자칫 금융부실의 내부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발간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의 자산·부채 상호연계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404조원으로 2010년 308조원에서 4년 만에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권 자산·부채 상호연계란 금융사가 발행한 금융채,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부채를 다른 금융사가 인수한 규모를 뜻한다.
금융권 상호연계는 원활한 자금조달 등에 유리하지만 자칫 위기가 발생할 경우 개별 기관의 손실이 시스템 전체로 확산하는 경로가 될 위험성이 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부터 발생한 부실이 부채담보부증권(CDO·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만들어진 파생금융상품)을 많이 보유한 대형 투자은행(IB)의 부실로 전염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바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눈덩이 금융권 상호연계 자금 위기때 ‘연쇄부실’ 뇌관 우려
입력 2015-07-06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