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존증(중독증) 치료제 다이설피람(disulfiram)이 소아 뇌종양 중 악성도가 가장 높은 ‘비정형 유기형·간상 종양’(ATRT) 제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은 소아신경외과 김승기·최승아 교수팀이 쥐 실험을 통해 다이설피람이 ATRT 치료제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알데히드탈수소효소(ALDH)를 차단하면 뇌종양줄기세포의 활동과 대사가 억제돼 항암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다이설피람은 ALDH 발현을 억제한다. 알코올의존증 치료제 다이설피람이 뇌종양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뇌종양줄기세포는 뇌종양 안에 조금 존재하는 미분화 세포로 종양의 발생, 재발, 전이에 관여한다.
ATRT는 소아 뇌종양 중 예후가 가장 나쁜 암이다. 수술 후 항암·방사선 치료에도 평균 생존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 보통 3세 이하 어린이에게 발생한다. 고용량 항암치료에도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애를 태우기 일쑤다.
김 교수팀은 생쥐 실험군에 다이설피람을, 대조군에 위약을 투약했다. 그 결과 다이설피람을 투여한 실험군의 종양은 대조군의 것보다 4분의 1 크기로 줄었다. 평균 생존기간도 실험군(105일)이 대조군(91일)보다 길었다. 다이설피람이 ATRT 환자의 생존율 향상뿐 아니라 항암·방사선 치료의 강도와 기간을 조절하는 데도 기여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시판을 승인했다”며 “임상적용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신경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로 온콜로지’ 6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알코올 중독 치료제, 악성 소아 뇌종양 제거 효과
입력 2015-07-07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