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인부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작업장 내 잔류가스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용접작업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울산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전 9시16분쯤 울산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폐수처리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 폐수 저장조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현대환경 소속 근로자 이모(55) 박모(50) 이모(49) 박모(38) 박모(55) 천모(28)씨 등 6명이 숨졌다. 공장 경비원 최모(52)씨는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인부 11명이 있었는데, 4명은 부상을 입지 않았다.
이날 사고는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내 총 용량 700㎥ 규모의 폐수 저장시설 상부배관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중 큰 폭발음과 함께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당시 작업자들은 폐수처리장 시설 확충을 위해 저장조 상부에 설치된 펌프 용량을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협력업체 직원 6명이 저장조 상부에서 용접을 하고 있었고, 저장조 아래에서는 4∼5명이 보조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용접 불티가 튀어 저장조에서 새어 나온 메탄가스나 바이오가스로 추정되는 잔류가스와 접촉,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작업에 앞서 가스검지기를 이용해 잔류가스 유무 검사를 실시했지만 아무런 가스도 검지되지 않아 안전작업허가서를 발부받은 뒤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저장소 상단에서 이뤄진 용접작업으로 인해 저장소 내부의 잔류하고 있던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사상자들은 폭발과 함께 콘크리트 저장조 상부가 무너지면서 매몰됐다. 사망자 6명 중 당초 실종 처리됐던 2명은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서 발견됐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수사 인원 45명으로 편성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집중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안전관리 의무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해 과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 “사고 희생자에 대해 우리 임직원 사고에 준하는 최대한의 보상과 지원을 하고 사고 수습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며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철저한 안전 점검과 사고 예방 노력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과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날 사고와 관련해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처리장 증설공사 현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한승주 기자, 울산=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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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작업 중 ‘펑’, 잔류가스 검사 안해… 한화케미칼 폭발사고 6명 사망
입력 2015-07-04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