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 주제 美 라디오 방송 진행하는 곽평화 목사 “자녀교육, 하나님 바라보면 실마리 보여요”

입력 2015-07-06 00:53
곽평화 목사는 시카고기독교방송에서 6년째 가정에 대한 성경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이 시대의 어머니들이 교육보다 양육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최근 서울 양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곽평화(65) 목사는 ‘자녀 양육’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진행자답게 이 시대 자녀들 이야기부터 꺼냈다.

“아이들이 참 측은해요. 학교 끝나면 학원, 학원 끝나면 또 과외를 받고 말입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아요.”

곽 목사는 미국 시카고전하는교회(김성중 목사) 협동목사이자 시카고기독교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다. ‘성경적으로 행복한 가정’에 대해 느꼈던 경험들을 허심탄회하게 ‘교포 맘’들과 나눠보자는 생각으로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게 어느덧 6년. 가정과 자녀, 여성을 주제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성경적 메시지를 들려주는 그는 시카고의 ‘행복 전도사’로 통한다.

“35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지요. 남편은 ‘갑’, 저는 ‘을’이라 생각하고 평범한 가정주부로 가족들 뒷바라지에만 매달렸으니까요.”

처음 미국 생활을 시작했던 1980년대만 해도 곽 목사는 교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주부의 전형이었다. 주재원 남편을 내조하고 세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청소하고, 저녁 반찬을 걱정하는 게 하루 일과였다.

시카고에서 한국으로, 또다시 뉴욕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유목민 생활’은 오히려 꿈을 가진 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행복한 가정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서랍 속에 깊이 넣어둔 성경책을 꺼내 보기 시작한 것도 주재원 생활 5년차를 넘어가면서부터. 철모르던 시절 친구와 함께 선물 받으러 찾아갔던 교회는 어느새 삶의 중심이 돼가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님 중심으로 삶이 바뀌면서 그는 신학 공부에도 도전했다.

곽 목사는 5년간 노력 끝에 시카고의 중부개혁신학교에서 신대원 과정을 마치고 2009년 7월 목사 안수도 받았다. 쉰아홉의 나이에 목회 출발선에 선 곽 목사에게 다급함이란 없었다. 묵묵히 ‘가정’ ‘양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1년여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방송을 통해 자녀 양육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방송국을 찾아간 것이 방송 선교 사역의 씨앗이 됐다.

이렇게 시작한 사역은 교포 사회 어머니들과 함께 하는 ‘자녀를 위한 기도 모임’ ‘양로원 섬김’ 등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확장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교포 사회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오히려 가정의 행복을 막고 있다는 방송 메시지를 준비 중이다.

곽 목사는 인터뷰 내내 ‘맞벌이, 학원·과외, 가정 내 불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한국과 미국 교포 사회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고달픈 유목민 생활 중에도 성경적 자녀 교육만큼은 깐깐하게 해왔다”며 이 시대 어머니들에게 아낌없는 충고를 전했다.

“한국 엄마들은 다른 엄마들을 바라볼수록 불안해 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면 평안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교육이 아니라 양육이 최우선입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