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 베란다 문을 닫다가 달빛에 눈이 부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둥근 달이 캄캄한 밤하늘 위에서 저 홀로 어두운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메르스라는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지구 한 쪽에서는 홍수와 가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등 세상은 여전히 분요하고 혼돈스럽지만, 달은 묵묵히 이 어두운 세상을 밝히 비추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어쩌면 기도한다는 것 또한 그렇게 홀로 외로이 세상을 비추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잠자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늘 깨어 기도하고 있는 한사람이 있다는 것은 모든 교회의 시계탑이 전부 틀린 시간을 가리키고 있는 마을에, 맞는 시계를 가진 한사람이 살고 있는 것과 같다는 글을 언젠가 읽은 일이 있다. 그러므로 그 한사람만이 바른 시간을 알고 있는 것이겠다. 하나님께서 섭리하고 계신 인류역사의 시계는 지금 몇 시를 가리키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맞는 시계를 가진 그 한사람의 시간이 맞는 것을 알면서도 틀린 마을의 시계를 따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인이나 공동체, 한 국가에 주어진 위기는 인간의 한계를 깨닫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위기가 닥쳤을 때 주어진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나님께서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말씀하시려는지 잠잠히 귀를 기우려야 하겠다. 기도는 세상의 최첨단 의술이나 문명기술이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를 전능하신 하나님의 방법으로 해결해 주실 것을 간구하는 만능키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시행하리니”(민 14:28)라는 말씀으로 기도응답의 확신을 주셨다.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어떤 문제일지라도 낙망치 않고 기도로 구하며 아뢰자. 어느새 추수의 때가 멀지 않은 여름이다.
박강월(수필가, 주부편지 발행인)
[힐링노트-박강월] 달빛 기도
입력 2015-07-04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