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정몽규 면세점 따내기 막판 스퍼트… “지방 연계 관광객 2000만 시대 열 것”

입력 2015-07-03 02:49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2일 열린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 비전 선포식’에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부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영희 기자

오는 10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자 결정을 앞두고 후보 기업들의 ‘막판 스퍼트’ 전략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를 앞세워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단을 꾸리는가 하면 면세점 후보지역을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독과점에 대한 판단 및 신설법인 평가 방식이 사업자 선정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용산전자상가연합회 및 코레일 관계자 등과 함께 ‘K-디스커버리 협력단’ 출범식을 가졌다.

K-디스커버리 협력단은 지역으로는 서울, 분야로는 쇼핑에 집중된 관광 산업을 확장시켜 ‘관광객 2000만 시대’를 만들겠다는 민간 네트워크다. 두 회사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후보지가 용산역사 건물(아이파크몰)인 점을 감안해 지역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또 한강, 이태원, 박물관, 전자상가 등을 주제로 한 ‘용산 5경’을 개발하고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처럼 외국 관광객을 통해 지역 경제를 부활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회장은 “용산에서 시작하는 광역철도망을 통해 연결된 지자체, 기업과 협력해 지방 유명 상품을 소개·판매하고 수도권으로 입국하는 관광객을 지방으로 보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장은 시내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영업을 중단한 제주신라호텔에 지난달 26일까지 머문 데 이어 29일에는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가 30일 오전부터 국내 관광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 사장은 특허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열심히 해보겠다”고만 답하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후보 기업인 신세계그룹은 면세점 후보지역 인근 개발 계획을 연달아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남대문시장 옆 메사빌딩에 한류공연장을 설치하겠다고 한 데 이어 30일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 있는 분수대를 이탈리아 로마 ‘트레비 분수’처럼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후보지역 인근인 코엑스 단지가 외국 관광객이 즐겨 찾는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강조하고, 한화갤러리아도 ‘서울세계불꽃축제’ 등 여의도 지역 관광콘텐츠 강화 방안을 내놨다.

업계에선 심사위원들의 독과점에 대한 판단, 면세점을 위해 설립한 신설법인 평가 기준이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은 이날 공정위가 2009년 롯데의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를 불허한 이유가 ‘독과점에 따른 경쟁 제한’이었다며 사업자 선정 시 독과점 논란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신설법인의 모기업에 대한 평가를 어느 정도로 반영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갈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