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이징에 모인 ‘K-Style의 모든 것’… 왕서방 사로잡았다

입력 2015-07-03 02:51 수정 2015-07-03 17:04
중국 베이징에서 2일 열린 ‘K-Style Fair 2015’ 전시회장을 찾은 중국 관람객들이 전시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회에는 한국의 130여개 중소기업이 음식, 문화, 유아, 뷰티, 헬스 분야의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중국 한복판에서 메가톤급 한류 박람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 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과 관련한 중국인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중국 관람객과 바이어가 한류 박람회를 찾아 한국 상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무역협회는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2일부터 사흘 동안 베이징에서 ‘2015 한류 우수상품 & 서비스 대전(K-Style Fair 2015)’을 갖고 있다. 올해 처음 개최된 이 행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양국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 상품전이 열리지만 막상 한류 바람이 거센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는 제대로 된 한국 상품전이 없다는 업체들의 지적이 많아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최 이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이번 행사에는 K-Food(음식), K-Culture(문화), K-Baby(유아), K-Beauty(뷰티), K-Health(헬스) 등 분야에서 130여개 중소기업의 다양한 제품이 200부스 규모로 출품됐다. 또 한국산 제품 구매를 원하는 중화권 빅바이어 60여개사와 한국기업들 간 1대 1 무역상담회도 진행됐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한류를 적극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앞세워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동기바르네는 몸에 악취를 없애는 보디체취액으로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몸 냄새가 심한 중국인들을 겨냥해 개발한 제품으로 천연소재로 만든 재료와 간단히 뿌릴 수 있는 방식이 중국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하며 행사기간 내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동기바르네 유근탁 기획총괄이사는 “일반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도 많지만, 주로 화장품 도매상들이 많이 찾아와 관련 상품의 중국 유통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팜이 선보인 냉각시트도 인기를 끌었다. 냉각시트는 주로 어린아이가 열이 날 때 많이 사용하는데, 예팜은 어린아이가 좋아하는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냉각시트를 선보였다. 이 때문에 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이 부스를 찾아와 제품을 착용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예팜 주우철 대표이사는 “올해 4월부터 뽀로로 중국 판권을 사들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도 뽀로로의 인지도가 높다보니 시장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김치전과 잡채, 떡볶이 등 조리음식을 포장해 판매하는 ㈜맛다믄 부스에도 한국 음식을 맛보기 원하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시식해 봤고, 일부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나 포장 방법 등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맛다믄 조호준 과장은 “중국인들이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에 대해 친숙하고 많이 알고 있었다”며 “여러 제품 중 특히 떡볶이를 좋아했고, 시식 이후 구매를 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개막식에는 이재출 무역협회 전무와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는 물론 중국 유통 관련 협회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 전무는 “박람회를 통해 양국 기업이 우수 상품을 발굴하고, 서로 협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김 대사는 “메르스 등으로 어려운 이런 시기일수록 기업들이 잘될 수 있게 붐업시켜줄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박람회가 중국시장에 도전하는 중소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