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삼성 스마트폰 ‘투트랙 전략’ 통했다… 갤럭시 선전으로 美 1위 탈환, 타이젠폰 신흥시장서 돌풍

입력 2015-07-03 02:45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인도 등 신흥시장에 내놓은 타이젠폰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투트랙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칸타 월드패널 컴테크의 최근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 3∼5월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전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갤럭시S6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올라간 것이다. 이 기간 단일 모델 판매 1위는 애플 아이폰6였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5와 갤럭시S6가 각각 2, 3위에 오르며 전체 수량 면에서 애플을 제쳤다. 애플 아이폰6 플러스는 5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선전으로 미국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포인트 증가한 64.9%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 iOS는 지난해보다 2.4% 포인트 점유율이 감소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 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2∼4월 52%에서 3∼5월에는 55%로 상승했다.

신제품인 갤럭시S6가 지난해 나온 갤럭시S5보다 한 단계 아래라는 점에서 ‘신제품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도 프리미엄 제품 수요보다 중저가 쪽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올해 나온 신제품 중 갤럭시S6 판매량이 가장 많다.

저가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내놓은 타이젠폰 Z1은 지금까지 10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저가 라인업인 갤럭시E 시리즈보다 낮은 가격대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타이젠폰을 내놨는데 전략이 먹혀든 셈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Z1은 지난 1∼3월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에 등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타이젠폰 후속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로선 타이젠폰이 시장에 안착하는 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타이젠이 단순히 저가 스마트폰용 OS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TV, 카메라 등에 타이젠 OS를 탑재했다.

장기적으로는 타이젠 OS를 모든 가전제품까지 확대해 사물인터넷(IoT)용 OS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OS가 자리를 잡기 위해선 든든한 사용자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TV는 9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달리고 있고, 카메라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타이젠 스마트폰까지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삼성전자로선 ‘타이젠 생태계’를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게 안드로이드와 타이젠 두 OS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