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초기 교회 유적’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 한국 한옥 교회 등재 악재로

입력 2015-07-03 02:39
일본이 내년 터키에서 열리는 제40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나가사키 지역 교회와 기독교 관련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말∼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전국의 한옥교회를 묶어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던 우리로선 악재를 만난 셈이다. 유네스코는 성격이 비슷한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중복 등재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제39차 회의를 열고 있는 세계유산위원회에 따르면, 일본은 16세기 중반 기독교가 일본 땅에 처음 도착한 이후 지어진 규슈와 나가사키 일대의 초기 교회 관련 유적 13건을 묶어 ‘Churches and Christian Sites in Nagasaki(나가사키에 있는 교회와 기독교 유적들)’라는 이름으로 내년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여기에는 오우라천주당(大浦天主堂)과 관련시설, 시쓰교회당(出津敎會堂)과 관련시설, 오노교회당(大野敎會堂), 히노에죠성(日野江城) 유적 등이 포함됐다. 일본은 이들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2007년부터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09년 세계유산 잠정목록 재검토 용역을 하면서 향후 등재 가능성이 있는 유산으로 강화의 강화성당과 익산의 나바위성당, 진천성당, 고양 행주성당, 안성 구포동성당, 청주 성공회성당, 정읍 천주교신성공소(新成公所), 원주 대안리공소, 서산 상홍리공소 등을 비롯한 한옥교회를 지목한 바 있다. 천주교가 한반도에 상륙한 조선시대 말기 이래 일제 강점기에 이르는 기간에 세워진 한옥교회들은 동서 문화를 융합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