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 NGO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임영빈(45) 사무국장은 지난 5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네팔을 방문했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6월 말부터 3개월간 지속될 우기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는 소식이었다. 실제로 임 사무국장이 네팔 북동부의 신두팔초크 지역에서 만난 이들 상당수는 비가 새는 허름한 천막에서 묵고 있었다.
임 사무국장 등은 피해 지역에 가장 시급한 게 주택 문제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철판하우스’를 지어주는 사역을 벌이기로 했다. 철판하우스는 철판으로 만든 타원 형태의 집으로 비닐하우스와 모습이 흡사하다. 최근 서울 중구 월드휴먼브리지 사무실에서 만난 임 사무국장은 “철판하우스는 임시가옥이긴 하지만 악천후에도 2∼3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집”이라고 소개했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지난달 신두팔초크 지역 등에 철판하우스 280채를 건립했다. 비용은 한 채당 200 달러씩 총 5만6000달러가 들었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철판하우스 건립 외에 각종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의료봉사도 전개하는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임 사무국장은 “철근과 벽돌로 집을 지으려면 돈이 많이 드는 데다 시간도 걸려 철판하우스 사업을 생각한 것”이라며 “철판하우스 건설 노하우를 활용해 피해 마을에 학교, 화장실 등을 만드는 활동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지진 뒤 雨期 견디게… 네팔에 ‘철판하우스’ 선물
입력 2015-07-03 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