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성 교수의 교회행정 산책] (23) 언어의 정치행정 리더십

입력 2015-07-03 00:44

사람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한순간도 정치와 행정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행복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신문이나 방송의 톱뉴스는 반드시 정치와 행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행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인사행정, 돈과 재물을 관리하는 재무행정, 일과 문서를 관리하는 사무행정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책상 앞에 앉아서 사무를 보는 것이 행정의 전부인줄 오해하고 있다. 그러기에 행정을 등한시 하거나 소홀히 하는 경향도 있다.

그것은 정부의 행정이 부정적 영향을 많이 끼쳤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존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회지도자들까지도 마찬가지다. 총회장이나 감독 등의 자리를 거치지만 존경하는 인물은 많지 않다. 행정(Administration)의 어원적인 정의, 곧 국민 앞에서 겸손과 온유로 섬기기보다는 군림하며 억압하는 유교의 장(長)문화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한국 정치인과 행정지도자들 가운데 언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적지 않다. 국가지도자, 기업 지도자, 학교지도자, 더 나아가 교회 지도자들까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의 지도자는 사무행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매우 서글프다. 언어의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기에 이들이 던진 몇 마디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그리고 종교지도자 까지도 너나없이 언어의 기술이 비인격적이다. 막말을 하는가 하면 욕설까지 서슴지 않는다.

강의도 좋고 설교도 잘하고 연설도 매우 능숙하지만 성품과 인격이 낮으면 도루묵이다. 그들에게 지도자인가 추종자인가 되묻고 싶다. 사람이 살면서 실수가 없을 수 없으나 만약에 말의 실수가 없는 사람이라면 우수한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약 3:2)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약 3:6)

말의 성찬이 판을 치는 세상에 필자는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각 대학교에 언어와 정치를 포괄하는 행정학 과목을 개설하여 국가나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수료하게 하면 어떨까. 세치도 안 되는 지도자의 혀가 천국과 지옥을 증거 하기 때문이다.

양기성 <서울신대 교회행정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