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5급 공무원들, 역사탐방 이동 중 참변

입력 2015-07-02 03:06
행정자치부 소속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들이 탄 버스가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과 단둥(丹東) 경계지점 조선족 마을 부근 다리에서 하천으로 추락해 현지 구호대가 사상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사고는 1일 오후 3시30분쯤(현지시간)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52㎞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버스는 지안과 단둥(丹東)의 경계지점에 위치한 조선족 마을 인근 다리에서 추락했다. 사고 후 촬영한 현장 사진을 보면 버스는 다리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전복돼 강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고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은 28명이었다. 이들 중 한국인은 중국 연수를 떠난 행정자치부 소속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 24명과 연수원 직원 1명, 가이드 1명 등 26명이다. 나머지 2명은 중국인 기사와 현지 가이드다.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교통사고 특성상 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현장의 시계가 양호한 점을 미뤄봤을 때, 기사의 운전 부주의 또는 음주운전 가능성도 있다.

사고 직후 승객들은 전원 지안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 중 중상자가 상당수 있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외교부는 사고 직후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주선양 총영사관 직원을 현장에 급파했다. 중국 측에서도 지린성 간부 및 직원들을 파견했다.

연수를 떠난 한국인들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5급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지자체의 경우 계장급, 기초지자체의 경우 과장급 공무원이다. 연수생 143명과 인솔 공무원 5명 등 148명은 지난 29일부터 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내 고구려·발해 유적지와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등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소속 공무원의 생사 여부를 파악하는 데 분주한 상태다. 경북은 본청 소속 정모 사무관이 사망하고 울진군 소속 장모씨가 크게 다쳤다. 서울시는 본청 소속 13명과 자치구 소속 1명 등 14명이 연수 중이었는데, 이번 사고로 자치구 소속 조모 사무관이 사망하고 본청 소속 김모·길모 사무관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추락 버스에 교육생 5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망 2명, 경상 3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양시 소속 김모씨와 남양주시 소속 한모씨가 숨졌다. 이외에도 부산 인천 광주 강원 제주 등에서 1명씩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행자부 장관에게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행 상황을 신속하고도 충실히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 차관에게는 “사고 피해자 가족 등이 출입국할 때는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하라”고 밝혔다.

교육 주관기관인 전북 완주 소재 지방행정연수원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임시숙소를 제공할 방침이다.

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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