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북아프리카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 이어 러시아 남쪽 캅카스 지역과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까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남쪽에 위치한 캅카스 지역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을 자칭한 인물이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음성 메시지를 온라인에 올렸다. 체첸과 다게스탄 공화국 등 러시아와 조지아 국경지역에 있는 북캅카스 지역은 예전에도 러시아군에 맞서 이슬람 무장세력들의 테러가 잦던 곳이다.
이 지역의 대표적 이슬람 무장단체인 ‘캅카스 에미리트’와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러시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카에다와 제휴했던 이 단체는 2010년 39명의 희생자를 낳은 모스크바 연쇄 테러를 일으켰다. 러시아 안전보장회의(SCRF)는 최근 IS를 세계 평화에 가장 위협적인 단체로 규정했다.
IS는 또 이날 시리아의 점령지에서 발표한 영상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과격하지 않다’며 가자지구를 손에 넣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 내에서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정과 팔레스타인 내 라이벌 정파 파타와의 화해 선언을 어기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강력하게 탄압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에만 하마스 관련 시설에 4차례의 테러 시도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영향권에 들지 않은 곳에도 IS의 그림자가 드리운 건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에서 자생하는 IS 추종자들이 IS에 합류하는 대신 미국에서 테러를 가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로드햄대 로스쿨 국가안보센터의 카렌 그린버그 센터장은 최근 적발된 테러 용의자 4명이 서로 주고받은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더 이상 ‘외로운 늑대’가 아닌 IS로부터 메시지를 직접 받은 ‘지하드 전사’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IS 이집트 지부가 1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의 셰이크 주웨이드 마을 인근에서 군 검문소와 경찰서 등 최소 6곳을 공격해 군인 50명 이상이 숨지고 55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무장세력은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를 벌이는가 하면 군용차량을 탈취하기도 했다. 교전이 격렬해지자 이집트군은 아파치 헬기를 띄워 무장세력이 탈취한 장갑차 중 1대를 폭격하고 F-16 전투기도 띄웠다. 이번 테러는 수도 카이로 외곽에서 히샴 바라카트 이집트 검찰총장이 출근 중 IS 연계 세력에 의한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은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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캅카스 무장세력 IS에 충성맹세… IS, 러시아 남부까지 세력 확장
입력 2015-07-02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