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 왜…

입력 2015-07-02 02:59
미국 일각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대표적 강경 핵 비확산론자인 헨리 소콜스키 비확산교육센터 소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헤리티지재단에서 자신의 신간인 ‘과소평가: 그리 평화롭지 않은 우리의 핵 미래’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소콜스키 소장은 “1990년대 초반 미국이 한국의 전술핵무기를 철수할 당시 펜타곤에서 근무했다”며 “당시에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놓지 않더라도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콜스키 소장은 “지금은 한국 국민이 전술핵 재배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으로서는 동맹국인 한국의 이러한 (전술핵 배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최대한 절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무장 능력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억지력 확보 수단으로 한국에서 핵무기 개발론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미국이 철수했던 전술핵을 다시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소콜스키의 이 같은 전술핵 재배치 주장은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클라크 머독 선임연구원이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놓은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머독 연구원은 북한의 핵 개발을 억지하고 주요 우방에 실효성 있는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 등에 전술핵 같은 차별화된 핵전력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핵무기 없는 세상’을 강조하며 비확산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데, 한반도에 전술핵을 다시 들여놓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