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협의 불참·국회 운영위 회의 연기에도 유승민 “전혀 압박 느끼지 않아… 상황 변화 없다”

입력 2015-07-02 02:14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가 연기된 데 대해 “전혀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 압박하려고 그랬겠느냐”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 불참과 운영위 회의 연기에 청와대의 ‘사퇴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 원내대표는 또 김무성 대표가 당초 2일로 예정됐던 운영위 회의의 연기를 직접 요구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해가 안 된다”고도 했다. 이어 “(김 대표의) 본심은 모르겠지만 일은 일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런 와중에 청와대 비서실이 운영위에 출석하면 불필요한 공방이 나올 게 뻔하기 때문에 조금 냉각기를 갖고 사태가 수습되는 시점에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데,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에 이병기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참석하면 ‘어색한 장면’만 연출된다는 것이다. 또 야당이 청와대를 향해 거센 공세를 펼 것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 “상황이 변한 게 없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해 ‘마이 웨이’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흔들림 없이 소화했다. 국방위 회의에선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국회에서 이지스함과 관련해 2년 연속 예산을 확정해 (정부에) 보냈는데 2013년, 2014년 연속으로 불용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지는 갖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유 원내대표는 조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야당과 논의해 운영위 일정을 잡으라고 지시했지만 불발됐다. 새정치연합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뒤 “청와대 불참 통보 때문에 운영위가 연기됐다”고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 원내지도부에 운영위 불출석 입장을 전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