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흔들리는 중국 증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만 보고 들어가기에는 위험한 투자처라는 경고가 나오는가 하면 중장기 전망까지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당분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지난해 말 종가가 3234.68이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신나게 달려 지난달 12일 5166.35까지 찍었으나 이후 곤두박질을 거듭해 현재 4000선이 위태로운 상태다. 전날 장중 5% 떨어졌다가 9% 넘게 치솟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더니 1일에는 5.23% 폭락한 4053.70으로 마감했다.
중국 증시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것은 기업이익 증가로 상승한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중국 증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실적에 역행하는 주가’를 꼽았다. 박성현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상하이종합지수 상승률은 100%에 달하지만 제조업 기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높은 단기 수익률로 시장의 중심에 있던 신규 기업공개(IPO) 주식들이 이제 하락의 선봉에 섰고, 회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주주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며 이런 위험 신호들 때문에 중국 증시가 가까이 하기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정책 당국의 비호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나 위험 요소들이 실체를 드러낸 이상 다시 과열 분위기로 가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하려고 과도한 위험을 지는 것을 경계했다.
미국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투자전략가 러스 코에스테리치도 “중국 증시는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KDB대우증권은 최근 중국 증시가 겪는 어려움을 중국 정부의 속도 조절에 따른 것으로 봤다. 증시 띄우기로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시켜 부채 위험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 과정에서 주가 고평가와 신용잔고 급증이란 문제가 나타나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연구원은 “지수가 35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폭락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 가계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여지가 커서 약세장의 전조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천지우 기자
한 달새 1000P 이상 급락 中 증시 투자기회? 위험천만?
입력 2015-07-02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