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교단장협의회 다시 설까… 복원 결의만 두번 8개월째 제자리

입력 2015-07-02 00:47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빌딩에서 30일 열린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 복원을 위한 교단장 회의’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백남선 총회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빌딩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 백석, 합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순복음,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등 국내 21개 교단 대표와 관계자들이 모였습니다. 2009년 활동을 멈춘 교단장협의회(교단장협) 복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교단장협 복원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해 10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와 국민일보가 주최한 신임 교단장 초청 모임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당시 참석자들은 “교회연합기관들이 내홍을 겪으며 대표성을 상실한 가운데 각 교단의 장들이 역량을 하나로 모아 교회의 일치를 도모하자”며 교단장협의 복원을 결의했습니다. 이에 예장합동·통합·백석, 기성, 기하성여의도순복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7개 교단을 중심으로 복원준비위원회도 구성했습니다. 얼마 뒤 실무를 맡은 각 교단 총무들이 한 차례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각 교단 대표들은 지난 1월 한목협과 국민일보가 주최한 주요 교단장 초청 신년모임에서 또 교단장협의 복원을 결의했습니다. 두 번째로 결의한 만큼 예장합동 백남선 총회장을 소집책으로 세우고, 복원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로부터 약 5개월 후에 열린 이날 회의의 첫 순서는 참석자들에게 교단장협 복원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두 차례나 복원을 결의했음에도 다시 찬반을 묻는 것은 공감대가 견고히 형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복원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교단장협의 성격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교단장들의 연합기구인지, 교단 차원의 연합기구인지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은 “교단의 어른들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고, 교회의 하나된 목소리를 내는 소규모 단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명칭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참석자 중 일부는 “이미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가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는데 같은 이름으로 단체를 만드는 것은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며 “명칭을 바꾸거나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 측과 연합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회원자격을 놓고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결국 실속 없이 ‘복원 결의’만 한 셈입니다. 세부사항은 전권위원을 세워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교단장 대부분의 임기가 올해 하반기 끝나는 상황에서 과연 교단장협 복원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