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유승민 ‘어색한 만남’ 추경 관련 혹시나 했던 ‘충돌’은 없었다

입력 2015-07-02 02:15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와 친박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공식 회의석상에서 얼굴을 맞댔다. 최 부총리가 박근혜정부의 경제수장 자격으로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선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한 발언이 쏟아졌다.

하지만 ‘어색한 자리’에서 둘은 불편한 심기를 겉으로 드러내거나 의견 대립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총리는 중진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 거취와 당청 관계 등에 대한 발언을 쏟아낸 이후 회의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추경 예산안에 대한 마찰도 빚지 않았다. 경제학 박사 출신인 유 원내대표가 사전에 추경 예산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 “정부가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듯하다”며 꼼꼼한 점검을 예고했지만 회의에선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 뒤 ‘최 부총리와 추경 예산안에 대해 이견이 있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없었다”고 짧게 언급했다. 또 유 원내대표가 앞서 정부에 ‘세출리스트’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정부에서 대략적으로 갖고 왔다”고 했다. 최 부총리도 ‘어떤 논의를 했느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추경 (예산안 보고를) 하러 왔다. 그것만…”이라고 답했다.

최 부총리가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도 추경 예산안에 대해선 의견 충돌이 벌어지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추경과 관련해선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추경이 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회의에 앞서 추경 예산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당정협의에는 유 원내대표 대신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회의를 주재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당정협의에 불참한 데 대해 “당헌·당규에 있는 대로 중요한 당정협의는 원내대표 본인이 주재하지만 일상적 당정은 정책위의장이 주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