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양 대통령’ ‘바다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불리는 국제해사기구(IMO) 차기 사무총장에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선출된 것은 대한민국의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962년 가입한 한국이 IMO 수장을 배출한 건 처음이다. IMO는 조선·해운 안전, 해양환경 보호, 해상교통 등과 관련된 국제규범들을 제·개정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IMO가 관장하는 국제협약이 세계 각국의 조선·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래서 회원국이 170여개국인 IMO는 해양에 관한 ‘세계 정부’로 통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유엔 국제기구를 이끌게 될 한국인 수장이 또 한 사람 탄생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축전에서 “해양강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며 “해양의 안전과 환경을 지키는 세계적인 지도자로서 앞으로 더욱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임 사장도 “해양 분야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할을 증대시키면서 경제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임 사장은 30년 가까이 해양과 항만 분야에서 공직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1985년 해운항만청 사무관으로 시작해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해사안전정책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을 거친 해양 전문가다. 해양수산부 재직 시절 IMO에 6년간 파견된 인연을 바탕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온 것도 이번 당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6개국 후보가 경쟁한 사무총장 선거에서 5차례의 투표 끝에 예상을 뒤엎고 임 사장이 선출된 것은 이런 개인적 저력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지원, 치밀한 득표전략 등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임 사장의 당선이 침체에 빠진 국내 조선·해운산업의 활력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30년간 IMO 정책 결정이 우리나라 연관 산업에 미친 경제적 파급 효과가 153조원으로 추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선도적 대응을 통해 우리의 조선·해운산업 역량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그 가교 역할을 임 차기 사무총장이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사설] 한국인 첫 IMO 사무총장 선출 기대 크다
입력 2015-07-02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