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유익해진 대학 채플… 비기독 학생도 “매우 만족”

입력 2015-07-02 00:40
인덕대 학원선교위원회는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해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손을 잡고 지난 3월부터 ‘소규모 채플’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노원구 인덕대에서 진행된 종강세미나에서 이우권 총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과 학원선교위원회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 인덕대 제공

미션스쿨의 채플수업이 달라지고 있다. 기독교 교리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과 '소통하는 채플'을 시도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학생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소규모 채플’에 학생 만족도 높아=서울 노원구 초안산로 인덕대는 지난 3월부터 ‘지역교회 목회자와 함께하는 채플수업’을 실시했는데 참여한 학생의 70%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덕대 학원선교위원회(총무 김석윤 목사)는 최근 캠퍼스에서 종강세미나를 갖고 ‘올해 1학기 학원선교위원회 예배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채플수업을 들은 1학년생 703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2일과 26일 두 차례 실시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채플보다 선교위원 예배(지역교회 목회자와 함께하는 채플수업)가 더 재미있다’는 항목에 학생들은 ‘매우 그렇다’(49.6%) ‘그렇다’(23.8%)고 응답했다. 선교위원 예배 때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는 ‘이야기’(76.2%)를 꼽았다. ‘노래, 찬양’(14.4%) ‘기도’(7.1%)가 뒤를 이었다.

선교위원 예배의 좋은 점(복수응답)으로는 ‘맛있는 간식’(60.6%) ‘친구들과 함께’(45.4%) ‘목사님을 가까이서 만난다’(33.6%) 등을 꼽았다. 학생들의 91.6%가 2학기에도 선교위원 예배가 지속되길 희망했고, 45.4%는 ‘매주’ 예배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종교현황은 ‘무교’(59.9%) ‘개신교’(22.9%) ‘가톨릭’(6.8%) ‘불교’(8.3%) ‘기타’(2.4%) 순으로 나왔다.

인덕대 교목실(실장 구완서 목사) 주관으로 출범한 학원선교위는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해 기독 대학과 지역교회가 손을 잡은 학원선교의 모델이다. 지역교회 목회자 25명이 한 달에 한 번씩 40명 단위의 학생들을 상대로 채플수업을 한다. 구완서 교목실장은 “학생 600∼700명이 드리는 전체 채플에선 목회자와 학생의 밀접한 상담이나 교제가 불가능했다”면서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소그룹 채플에 참여하니 친밀한 학원선교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채플수업에 참여한 최기삼 서울 다사랑교회 목사는 “캠퍼스가 영적으로 척박하다 해도 복음의 씨앗을 계속 뿌리면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학생들 대부분이 학과별 채플을 원하고 있어 채플시간을 늘리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덕대 기계자동차과 학생 최중길씨는 “채플수업 과제인 ‘교회 탐방하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교회에 출석해 주일예배를 드렸는데 앞으로도 가족, 친구들과 종종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문학’ ‘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 채플수업 인기=연세대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채플수업을 졸업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신촌과 송도 캠퍼스에서 학생 1000명과 500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대강당에서 각각 채플수업을 듣고 있다. 조재국 연세대 교목실장은 “무조건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기보다 기독교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채플수업 내용을 인문학 강좌와 비슷하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업을 들은 학생의 절반 이상이 채플수업이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면서 “인문학에 갈증을 느낀 학생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는 채플수업을 진행할 때마다 15분 정도를 콘서트와 무용 등 문화공연으로 할애한다. ‘세족식’ ‘사랑의 음악회’ 등 공동체가 하나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내·외부 강사들이 ‘비전’ ‘연애’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한다. 구재홍 명지대 교목실장은 “수업을 듣는 학생의 70% 이상이 비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채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매우 만족’ ‘대체로 만족’이라고 답한 비율이 70%에 가깝다”면서 “채플수업을 선교뿐 아니라 전인교육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학생들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호서대는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1000명씩 수강하던 대규모 채플을 최근 100여명 단위의 소규모로 재편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시간대에 있는 ‘일반 채플’과 ‘영어 채플’ 중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숭실대는 채플수업에 문화공연과 영상, 외국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했다. 조은식 숭실대 교목실장은 “학생들이 수시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는 채플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