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텃밭 수확날은 쌈밥 파티하는 날… 기장 ‘생명살림 텃밭 가꾸기’ 대상 수상한 익산 성은교회

입력 2015-07-02 00:49
30일 서울 종로구 초동교회에서 열린 ‘제3회 생명살림 텃밭 가꾸기 사례 공모전’에서 이성춘 성은교회 목사(왼쪽)가 육순종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상임대표로부터 생명상을 받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전북 익산 성은교회 이성춘 목사는 2009년부터 33㎡(10평) 규모의 교회 텃밭에서 상추 치커리 오이 고추 등 각종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봄·여름엔 상추와 고추를, 가을에는 배추와 무를 텃밭에 심는 게 교회 연례행사다.

이 목사는 특히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발효 톱밥과 유용미생물(EM) 발효액만 사용하는 친환경농법을 고집하고 있다. 교인뿐 아니라 마을 주민에게 환경보호와 생태회복, 안전한 먹거리 생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수확 때까지 매일 잡초와의 싸움을 해야 했지만 교회 텃밭을 향한 교인들의 관심은 나날이 높아졌다. 교인들은 ‘교회에서 가꾼 식물이라 애정이 간다’며 수시로 텃밭을 찾아 잡초를 뽑았다. 작물을 수확하는 날에는 전교인 50여명이 다함께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쌈밥을 먹었다. 교회는 다음달에도 텃밭에 배추와 무, 시금치 씨를 뿌려 교인들과 함께 재배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텃밭 가꾸는 일은 시간이 꽤 걸리기는 하지만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여유를 주고 하나님이 주신 자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며 “교인과 지역 주민이 환경보호와 친환경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한 것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황용대 목사) 생태공동체운동본부는 30일 서울 종로구 초동교회에서 ‘제3회 생명살림 텃밭 가꾸기 사례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성은교회는 대상인 ‘생명상’을 받았다. 이 목사는 “교인들의 믿음도 작물처럼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텃밭을 가꿨는데 큰 상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농촌에서 생명과 영혼을 살리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생명살림 텃밭 가꾸기 사례 공모전은 교회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텃밭을 가꾸며 생명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생태적 감수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기장 총회가 2013년부터 개최하는 행사다. 기장은 ‘천연 비료 및 거름 활용’ ‘생태적 신앙교육 프로그램 활용’ ‘지역사회 파급효과’ 등 6가지 기준으로 심사해 이번에 6개 교회를 시상 대상으로 선정했다.

기장은 우수상인 씨앗상과 살림상은 각각 농촌과 도시 교회로 부문을 나눠 수여했다. 씨앗상은 군산성덕교회와 신갈장로교회, 살림상은 하늘씨앗교회, 한신대학교회, 한우리교회에 돌아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