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아르헨티나 결승 이끌다… 골 폭풍 대신 도움 해트트릭

입력 2015-07-02 02:07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가 1일(한국시간) 칠레 콘셉시온의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15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에서 공중으로 날아올라 왼발 슈팅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예상대로 파라과이 선수들은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집중 견제했다. 포위당한 메시는 굳이 해결사로 나서지 않았다. 무리한 돌파와 슈팅을 하는 대신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줬다. 메시에게 도움 해트트릭을 내준 파라과이는 망연자실했다.

1일(한국시간) 칠레 콘셉시온의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의 2015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전. 메시는 골을 넣진 못했지만 도움을 3개나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의 6대 1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15분 메시의 ‘도움 쇼’가 시작됐다. 메시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예리한 프리킥을 날리자 마르코스 로호(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골지역 앞에서 쓰러지며 공을 낮게 깔아 차 그물을 흔들었다. 메시는 전반 27분엔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돌진하던 하비에르 파스토레(파리 생제르맹)에게 공을 찔러 줬고 파스토레는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가 3-1로 앞서 있던 후반 8분 놀라운 개인기를 뽐냈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1대 1 상황이었던 파스토레에게 패스를 찔러 줬다. 파스토레 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튕겨 나가자 앙헬 디마리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잡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메시의 도움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그의 감각적인 패스가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골이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가 5-1로 달아난 후반 38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쓰러지면서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 세 번째 도움을 만들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도 ‘사령관’ 역할을 수행했다.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예전의 기량을 펼치지 못하자 골 욕심을 버리고 허리에서 경기를 풀어 간 것이다. 메시는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43골에 그쳐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8골·레알 마드리드)에게 득점왕을 내줬다. 하지만 18개로 도움왕에 올랐다. 메시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는 5일 오전 5시 산티아고에서 개최국 칠레와 결승전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