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바이오 사업장 공개”… 합병 성사 총력

입력 2015-07-01 02:57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30일 열린 제일모직 긴급 기업설명회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왼쪽부터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연합뉴스

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있는 제일모직이 핵심 계열사인 바이오 사업장을 전격 공개하기로 했다. 긴급 기업설명회에선 합병 후 주주 친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부각시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주주권익 보호도 강조하며 이번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1일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인천 송도국제자유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업장에 초청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29일 오후에야 초청 대상자들에게 전달될 만큼 긴박하게 마련됐다.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해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은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각각 46%를, 삼성물산이 5%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제품의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회사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제일모직은 30일 긴급 기업설명회에서 삼성물산과의 합병 이후 주주친화 추진 방향으로 배당 성향을 확대하고, 거버넌스위원회와 CSR(기업사회공헌) 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이사회의 독립운영 강화를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특수관계인 거래, 인수·합병 등 주주 권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하게 될 것”이라며 “배당 성향은 30% 수준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병 법인의 비전에 대해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서 기존에 보유한 글로벌 사업 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음 부문은 해외 진출을 본격화해 중국 1위 기업으로 도약하고 현지 업체 인수를 통해 베트남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리조트 부문은 파크호텔, 아쿠아리움 등 대규모 건설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체류형 복합 리조트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한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CEO들은 합병이 무산됐을 경우를 고려한 ‘플랜B’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