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음료, 동반성장 성적 좋아져… 홈쇼핑은 뒷걸음

입력 2015-07-01 02:36

지난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노력을 평가한 동반성장지수에서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이 최상위 등급을 받은 반면 이랜드리테일 등 14개 기업은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동반성장지수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왔던 유통 및 식음료 부문 기업이 전반적으로 선전했지만 TV홈쇼핑사의 동반성장 노력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성장위원회는 30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제35차 회의를 열어 11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4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132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지만 중견기업 20개 기업은 시범조사 대상으로 공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평가 결과 가장 높은 ‘최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은 19개로 나타났다.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던 2013년도 평가에서 14개 기업이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5개 기업이 더 늘었다. 이 중 삼성전자(4회 연속)와 포스코, 현대미포조선, SK종합화학, SK텔레콤(이상 3회 연속)은 3년 이상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에 비해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 농협유통, 오뚜기, 한국쓰리엠은 전년에 이어 올해도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이밖에 37개 기업과 42개 기업이 각각 ‘우수’와 ‘양호’ 등급을 받았다.

전년과 비교할 때 등급이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대상, 르노삼성자동차로 보통에서 우수로 두 계단이 상승했다. KT, LG전자 등 21개 기업도 한 계단씩 상승해 모두 23개 기업의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반대로 삼성SDS, 현대제철, 코닝정밀소재, 포스코건설, 한국GM, 한진중공업, 롯데홈쇼핑, CJ오쇼핑 등 8개사는 등급이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7개 중 5개 기업이 최우수 등급을 받아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SK건설은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건설업종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유통 분야도 롯데마트 등 3개 기업이 우수, 롯데백화점 등 9개 기업이 양호 등급을 받아 지난해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TV홈쇼핑 기업은 동반성장지수 체감도 점수가 지난해보다 1.2점 하락했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아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반위는 또 대기업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 확장을 자제토록 했던 기존 가이드라인을 내년부터 상생협약으로 바꾸기로 했다. MRO는 기업에서 쓰는 복사지 등 소모성 물품을 구매대행하거나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사업 분야다. 동반위는 중소 MRO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2011년 3년 시한으로 대기업 계열 MRO 기업의 영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해 왔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동반성장지수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전경련은 이날 평가 대상인 112개사를 상대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61.2%의 기업이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평가방식’을 문제점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