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현금난에 관광객도 귀국 행렬

입력 2015-06-30 03:40

그리스 정부의 예금인출 제한 조치로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 각국도 그리스를 방문하는 자국민들에게 현금을 넉넉하게 챙길 것을 잇달아 권고하고 나섰다.

그리스 정부는 외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소지자는 현금인출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많지 않은 데다 제한된 돈이라도 앞다퉈 찾으려는 현지인들이 ATM 앞으로 한꺼번에 몰려들어 외국인들이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일부 식당과 상점은 현금만 받고 신용카드 등은 받으려 하지 않아 현금을 확보하지 못한 외국인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독일 등은 자국민 여행자들에게 현금을 충분히 갖고 떠나라고 권고했다. 관광하기 점점 불편해지자 조기에 본국으로 돌아가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관광산업이 경제를 지탱하는 나라여서 그리스 경제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지 상인들은 “여름철 대목이 다 끝났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리스는 현금 부족으로 국민들과 외국인들이 어려움을 겪자 다음 달 6일까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키로 했다. 하지만 대중교통 무료 조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그리스 정부가 돈이 없어 석유를 도입하지 못할까봐 시내 주유소 곳곳에서는 미리 기름을 채워두려는 차들로 붐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이웃나라인 마케도니아는 자국 시중은행들에 그리스에서 돈을 회수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그리스 은행들은 마케도니아 은행 자산의 20%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