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은행 영업중단…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입력 2015-06-30 02:30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가속화되자 그리스 정부가 29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 은행 영업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리스발(發) 악재에 국내 증시 등 국제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8일 TV 연설을 통해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단기 연장안 거부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가용 유동성을 제한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으로 이어졌다”면서 “그리스 중앙은행이 은행 영업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조치의 발동을 요청하는 상황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은행 영업중단 조치는 사실상 그리스 경제가 마비 상태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테네 증시는 이날 휴장한 가운데 이번 주 내내 증시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가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15억 유로(1조8600억원)를 갚지 못하면 사실상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다음 달 5일 채권단 협상안 찬반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에서 자본통제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휘청거렸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77포인트(1.42%) 내린 2060.49로, 코스닥지수는 17.46포인트(2.33%) 떨어진 733.04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596.20포인트(2.88%) 하락한 2만109.95로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34% 급락해 4100선이 무너졌다. 유럽 주요 증시도 이날 폭락세를 보였다.

남유럽 국채 금리도 급등해 그리스의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346bp(1bp=0.01% 포인트) 폭등한 13.937%를 기록했다.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지난 주말 유로당 1.1165달러로 마감한 유로화 가치는 이날 1.0955달러로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은 8.4원 급등(1125.3원)했다.

임세정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