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선택] 친박 VS 비박 전면전 활활

입력 2015-06-30 02:4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왼쪽부터)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병주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29일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간 전면전이 불붙는 양상이다.

친박 의원들은 당청 갈등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다만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안건으로 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는 잠시 보류키로 했다. 친박 초선인 김태흠 의원은 “강약은 있지만 모든 최고위원들이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라며 “공은 유 원내대표에게 넘어갔다”고 압박했다.

친박 중진의원들도 가세했다. 이한구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일을 못하게 되면 우리 당에도 좋지 못하고 국회 운영에도 좋지 못하므로 본인이 선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정갑윤 의원은 “시간을 끌수록 당이나 청와대, 어느 쪽에도 보탬이 되지 않고 함께 죽는 길”이라며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명분을 찾도록 당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협의하는 게 가장 좋은 모양새”라고 했다. 안홍준 의원도 “당청은 공동운명체인데 갈등 속에서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비박계는 친박 측 사퇴 요구에 반박했다. 김성태 의원은 긴급 최고위원회의 뒤 “최고위가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하지 않은 것은 당이 파국으로 가지 않기 위한 현명한 판단이었다”면서 “사퇴를 기정사실로 몰고 가면 사태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선 의원 20명은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성명을 내고 “의원 총의(總意)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가 일방적으로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재선 의원들은 김용태 의원 주도로 회동을 갖고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3선 중진인 정두언 의원은 “여당 의원이 뽑은 원내대표를 청와대가 사퇴하라는 것은 과거 군사독재 정부 시절 때의 얘기 같다”면서 “우리 손으로 뽑은 우리 원내대표를 쫓아내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내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는 “지금은 소통과 중재가 시급한 때”라며 중진의원들이 당내 분란 수습에 앞장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