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9일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언급하며 ‘개죽음을 당했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애도의 표현’이라고 해명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비판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제2연평해전 1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아들, 딸들이 개죽음 당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말했다. 또 “그저 어머님, 어머님 외치면서 죽어간 우리 아들들 참 기가 찬 일”이라며 “말로는 평화를 위해 조국을 위해 이야기하지만 제대로 뒷받침 못하는 건 나라도 아니다”라고 했다.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새정치연합은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전사자들의 고귀한 희생을 막말로 폄훼했다”며 “한 나라의 집권여당 최고위원이 할 수 있는 말인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력 비판했다. 허영일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 “전사 장병들에 대해 ‘개죽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국가관이 의심스러운 발언”이라며 “전사 장병들을 모독하는 것이고,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광진 의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군복을 입고 전투 중 순직한 분들께 개죽음이라니”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사자들을 모독하고 유가족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가의 안보태세가 제대로 확립되고 작동됐더라면 안타까운 희생을 치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반성과 분노가 격하게 표현됐다”며 “앞뒤 문맥을 보면 충분히 뜻을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의를 왜곡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연평해전 전사자 “개죽음” 논란… 김태호 “애도, 격하게 표현”
입력 2015-06-30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