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남북 만날 수 있도록 준비를” 黃 “정부도 최대한 지원”… 黃총리, 이희호 여사 예방

입력 2015-06-30 02:54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29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북을 앞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현 정부에 남북 관계 개선을 당부했다.

이 여사는 29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평화센터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예전에는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고, 금강산 관광으로 남북이 만날 수도 있었다”며 “(현 정부도) 그 같은 일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방북과 관련해 “북한 어린이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고, 굶주리고 있는 것 같다. 재작년부터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모자를 만들었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북한에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다행히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로부터 방북 제의 친서를 받은 뒤 이를 준비해 왔다. 30일에는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 등 준비단 5명이 개성을 방문해 이 여사의 방북 문제를 협의한다.

이 여사는 “내일 예비회담을 한다고 하니 방북 규모는 그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남북 관계가 완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해 오신 것에 감사드린다. 30일 실무협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 바라고, 협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노력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다. 정부에서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전두환 전 대통령도 예방했다.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황 총리를 맞은 이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총리직을 맡았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하는 걸 보니까 아주 잘하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여기저기 현장을 다니는 걸 보니 보기 좋다. 정부가 국민을 안심시켜 주고 국민도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황 총리는 “메르스를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치료받는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 전 총리도 신당동 자택을 찾은 황 총리에게 “박 대통령이 여성이란 특성 때문에 현재 하는 일이 국정에 잘 반영이 안 되는 것 같다. 잘 챙겨서 보완해주고 뒷받침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 총리는 2013년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이 일가족 재산 환수 수사를 했던 전 전 대통령도 연희동 자택에서 만나 메르스 대처 등 의례적인 인사를 주고받았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