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이 오셨네’를 부른 CCM아티스트 김도현(44)이 새 노래를 안고 왔다. 타이틀곡 ‘그 광야로’를 비롯해 6곡이 담긴 4집 앨범이다. ‘SHEMA’ ‘사랑이란’ 등에서 음악적 확장을 시도했고, ‘그 광야로’ ‘주님의 마음을 가진 자’ 등에 영적인 여정을 기록했다.
김도현은 11일 오후 3시, 7시 서울 서초구 기독 문화공간 ‘버드나무아래’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인근에 있는 아티스트 공동체 ‘나비공장’(nabigongjang.com)에서 최근 그를 만났다. 그가 공동 운영자로 있는 곳이다. 하늘이 흐린 오후였지만, 나비공장 안은 밝게 ‘개어’ 있었다. 연황색 조명이 나무 가구들을 비추고 있었다. 나비공장에서는 음악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씽씽공장’이라는 보컬수업이 진행된다. 그에게 나비공장의 뜻을 물었다.
“나비(Nabi)는 히브리어로 선지자를 가리키고, 공장(工匠)은 장인(슥 1:21)을 뜻해요. 하나님의 음성을 전하는 선지자와 같은 장인, 하나님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려는 아티스트로서의 바람을 담았어요. 나비공장은 공간이자 사역의 형태이죠.”
4집은 대중가수 김동률 윤상 존박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 했던 아스트로 비츠(Astro Bits)와 함께 만들었다. 재미뮤지션 샘 옥(Sam Ock)과 ‘SHEMA’를 공동 작업했고, 인디밴드 ‘옥상달빛’과 ‘사랑이란’을 함께 불렀다. “교회 안의 크리스천들이 특정한 메시지나 형식으로만 ‘예수님’을 부르려는 게 답답했어요. 저도 그 안에 안주하면서 음악을 한 것 같고….”
그는 3집까지 자신이 해온 프로듀싱을 아스트로 비츠에게 맡겼다. 낯선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세련된 프로듀싱이 만나 6분41초 분량의 대곡 ‘그 광야로’가 나왔다. 그는 이 노래에서 “거칠은 광야로 오라/허망한 자아로 가득한/그 곳에서 어서 나와/아버지 말씀 있는 곳”이라고 했다. 영적인 성장을 엿볼 수 있다. ‘자기’로부터 벗어나 광야를 걷는 이의 모습이다.
‘주님의 마음을 가진 자’에서는 “주의 애끓는 맘 부으사/무너진 교회 회복시키고”라고 했다. 이 땅의 신앙 공동체로까지 시야가 넓어져 있다. 1집 ‘한 아이-늘 울고 싶은 마음들에게’(2003)가 자기 고백이라면 2집 ‘성령이 오셨네’(2006)에는 성령의 간구가 담겨 있다.
“2집을 내고 CCM가수로서 ‘특수’를 누렸죠. 제 이름은 몰라도 ‘성령이 오셨네’란 노래를 다 알았어요. 한 3년 지나니까 못 견디겠더라고요. 사역이 생계유지 방편이 되 버린 느낌이었죠. ‘하나님의 부르심이 이 정도는 아닐 텐데…’라는 고민이 시작됐죠.” 그는 다큐멘터리 감독 김우현과 이스라엘을 여러 차례 여행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주목했다. 3집 ‘Shalom’(2010)은 하나님의 약속을 노래했다. ‘터닝 포인트’였다. 이후 말씀에 천착했고, 크리스천 공동체를 만들었다.
2011년 동역자들과 나비공장을 열었고, 이듬해부터 ‘하루뮤직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성경을 공부한 뒤 말씀을 바탕으로 작사·작곡하는 것을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에게 가르치는 곳이다. 벌써 50여명이 거쳐 갔다. 그는 하루 서너 시간 관주성경(Reference Bible)으로 말씀을 공부할 때가 많다. 4집에 담긴 ‘여름’은 성경에 수록된 ‘무화과나무 비유’(마 24:32)를 묵상하며 만든 곡이다.
“‘여름’을 보고 다음에는 ‘가을’이 나오냐고 물으시는데요. (웃음) 우연이에요. 음악을 정형화시키고 싶지 않아요. 5집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거칠게 ‘날 것’으로 불러보고 싶어요. 하나님 말씀 ‘진리’는 음악 영상 패션 심지어 요리 등 다양한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역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다양한 ‘크로스오버(Crossover)’를 해보고 싶어요.”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틀 안에서 나와 그 광야로 영적 여행… 새 노래 들고 온 CCM아티스트 김도현
입력 2015-07-01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