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른 위험 국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경제 위기 상태로 추정되는 국가는 십여곳에 이른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디폴트 위험이 큰 국가로 그리스와 더불어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벨라루스, 자메이카, 벨리즈, 쿠바,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등 8개를 꼽았다. 신용도가 Caa1 이하인 경제 취약 국가다. Caa1은 투기등급으로 평가되기 시작하는 Ba1보다 6단계나 낮은 수준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다음달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모든 채권단에 상환을 요구한 미국 법원 결정을 거부해 ‘기술적 디폴트’에 빠진 상태다.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그리스와 함께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로 불렸던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경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5월 구제금융을 졸업했지만 지난해 총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1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가계, 민간을 모두 합한 이탈리아 부채는 GDP의 259%에 달한다. 프랑스는 280%로 집계됐으며, 정부 적자도 GDP의 4.2% 수준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터키, 러시아, 브라질, 남아공 등 신흥국도 취약할 수 있다.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13개 신흥국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터키는 비직접투자 자금유입 의존도가 높고 해외 자금조달 의존이 심하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현재 경기 침체를 겪고 있으며 재정 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박은애 기자
[위기의 그리스] 아르헨·우크라 등 10여곳도 ‘위험’
입력 2015-06-30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