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선택] ‘입 다문’ 劉… 거취 문제 일절 언급않고 예정된 일정만 소화

입력 2015-06-30 02:33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촉발된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함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대표최고의원실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 참석 전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 고심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오전 경기도 평택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제2차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문제에 대해서만 발언했다. 그는 “평택2함대에는 두 동강이 난 천안함이 있고, 적의 총탄에 우리 장병 6명이 사망한 참수리 357호가 있다”며 “제2연평해전 13주기 기념식에서 13년 전에 있었던 그 일을 되새기면서 우리 평택이 국가 안보의 성지로 모든 국민의 가슴속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택의 메르스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고서 이 메르스 사태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평택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회의 후 기자들이 관련 내용을 물었지만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 그는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추모식에 참석한 후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비서진과 점심을 함께했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성실납세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정책토론회’ 등에 참석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뒤 열린 의원총회 직후 “송구스럽다”고 입장을 밝혔고, 다음 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직접 A4 용지에 적어온 일종의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청와대 기류가 바뀌지 않자 이후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주말 지역구인 대구에 내려가 고심에 들어갔고, 김무성 대표와도 두 차례에 걸쳐 장시간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계속 논의했지만 결론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