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안 전국 곳곳의 견본주택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 다음 달에는 예년 7월보다 세 배 많은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악재를 넘어서 뜨거운 열기를 이어갈 태세다.
지난 26일 개관한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28일까지 3일 동안 5만명이 넘는 인파가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으로 500m 길이의 대기 줄이 생겼고, 입장까지 최장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고 현대산업개발이 29일 전했다. GS건설이 같은 날 개관한 서울 왕십리자이와 경기도 부천 상동스카이뷰자이 견본주택에도 주말 동안 각각 1만5000명과 2만명이 방문하는 등 지난 한 달 메르스로 주춤했던 청약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부동산114는 7월 전국에 신규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이 전월의 3만8619가구 대비 2만5604가구 증가한 6만4223가구라고 밝혔다. 지난 3년간 7월 평균 분양물량인 2만1073가구보다 세 배 이상 많다. 7월은 장마와 휴가가 시작되는 여름철이어서 계절적인 분양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성수기 못지않은 물량이 공급되는 셈이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이승진 연구원은 “메르스 여파로 이월된 분양 물량과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 공급에 박차를 가하려는 건설사들의 수요가 겹쳐 7월 분양예정 물량이 많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6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견본주택들이 개관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면서 실적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기존 주택 거래시장도 여전히 ‘활황’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래 6월 거래량으로는 처음 1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8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9727건으로 지난해 6월 한 달 거래량 5164건에 비해 88.2% 증가했다. 역대 가장 많았던 6월 거래량은 2013년의 9818건이었다. 전세 세입자들의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비수기·메르스 악재 뚫고… 전국 견본주택에 구름 인파
입력 2015-06-30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