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 수몰 30년 ‘한벽루 용궁 밖 나들이’… 제천시, 국회의원회관서 사진전

입력 2015-06-30 02:06
충북 제천시는 충주댐 건설에 따른 청풍호 수몰 30주년을 맞아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풍호(충주호) 30주년 사진전’을 개최했다. 수몰 이전 원래 자리에 있던 한벽루와 주변 풍경. 제천시 제공
뱃사람과 뗏목꾼들을 먹여주고 재워주던 100년 역사의 청풍관. 제천시 제공
황석찻배에 버스를 도선하는 모습. 제천시 제공
‘사진 속 그 때, 그 추억으로 속으로’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고향이 물속에 묻혀 떠나야했던 이주민의 삶의 현장이 사진으로 다시 살아났다.

충북 제천시는 청풍호 수몰 30주년을 맞아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1층 로비에서 청풍호 수몰 전 모습과 제천의 명소 등 사진 90여점을 선보인다. 이어 7월 8∼10일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8월 26∼28일 정부세종청사 종합안내실에서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청풍호 수몰 사진전에서는 한벽루(보물 제528호) 등 수몰 이전 청풍 지역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벽루는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남한의 3대 정자로 꼽힌다. 퇴계 이황, 서애 유성룡, 고산 윤선도, 다산 정약용 등 문인들이 이곳에서 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충숙왕 4년(1327) 청풍 태생인 현승 청공이 왕사(王師)가 되면서 원주의 속현에서 청풍현으로 승격된 것을 기념해 세웠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원래 있던 곳이 수몰되면서 청풍문화재단지로 옮겨졌다.

비봉산(해발 524m) 정기를 받은 청풍의 관문이었던 팔영루의 옛 모습도 인상적이다. 팔영루는 소박하면서도 빼어난 자태로 주민들은 물론 지나던 길손들의 숱한 찬사를 받았다. 대를 이어가며 뱃사람과 뗏목꾼들을 먹여주고 재워주던 100년 역사의 청풍관 모습도 보인다. 24세 때 이 곳으로 시집 온 정애기 할머니는 작부 3명을 데리고 40년 넘게 줄곧 자리를 지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다. 위태해 보이는 목선에 버스와 사람을 한가득 싣고 남한강을 건너는 모습은 아슬아슬하면서도 정겹다.

27억5000만t의 저수 능력을 갖춘 충주댐은 연간 33억8000만t의 용수를 수도권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 역할을 하고 있는 청풍호는 충주댐 건설로 생겨난 희생과 배려의 결과”라며 “수몰민의 삶의 터전에 대한 추억과 애환을 기록한 사진을 통해 고향의 옛 정취와 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