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온 ‘영화의 계절’…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대작 여름보다 뜨거운 흥행 대결

입력 2015-07-01 02:36
최동훈 감독 신작 ‘암살’
류승완 감독의 새 작품 ‘베테랑’
‘협녀: 칼의 기억’
‘손님’
왼쪽부터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극장가 여름 특수를 잡아라. 7∼8월은 설과 추석 연휴 못지않게 영화 관객이 몰리는 시기다. 방학과 휴가를 맞아 시원한 극장에서 피서를 즐기려는 관객이 많기 때문이다. 역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13편 가운데 여름철에 개봉한 작품은 ‘명량’(2014) ‘도둑들’(2012) ‘해운대’(2009) ‘괴물’(2006) 등 4편이고, 500만 관객을 돌파한 55편 중에서는 18편에 달한다. 전체의 3분의 1 정도가 여름에 대박을 쳤다. 해마다 그렇지만 올 여름도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흥행 싸움을 벌인다.

◇흥행 감독의 화려한 복귀=각각 200만과 300만 관객을 넘보는 ‘연평해전’과 ‘극비수사’가 한국영화 흥행의 디딤돌을 놓았다. 박스오피스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세에 흥행 감독들의 신작이 바통을 잇는다. 첫 번째 기대작은 ‘도둑들’(1298만) ‘전우치’(606만) ‘타짜’(568만) 등을 히트시킨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7월 22일 개봉)이다.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에서 벌어지는 암살단의 활약을 그린 ‘암살’은 초호화 캐스팅으로 관객들에게 손짓한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은 전지현,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 역은 이정재, 암살단을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 역은 하정우,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역은 조진웅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베를린’(716만)으로 흥행 감독의 대열에 합류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8월 5일 개봉)도 기대된다. 베테랑 광역수사대와 유아독존 재벌 3세의 한판 대결을 담았다. 류 감독의 ‘부당거래’(2010)에 이어 황정민이 주연을 맡았고 유아인과 유해진이 조연으로 나온다. 오달수는 ‘암살’과 ‘베테랑’에서 감초 같은 조연으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도연과 류승룡의 연기대결=연기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500만 관객 돌파 작품이 하나도 없는 ‘칸의 여왕’ 전도연은 ‘협녀: 칼의 기억’(8월 개봉)으로 흥행을 노린다. ‘명량’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1000만 영화가 3편이나 되는 류승룡은 판타지 호러물 ‘손님’(7월 9일 개봉)으로 찾아온다.

‘협녀’는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과 18년 후 그를 향해 검을 겨눈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려를 탐한 유백 역은 이병헌이 맡았고 대의를 지키는 월소는 전도연, 복수를 꿈꾸는 홍이는 김고은이 연기한다. 촬영은 지난해 이미 끝났으나 이병헌의 스캔들 때문에 개봉이 계속 연기되다 8월 개봉을 확정짓고 올 여름 영화 전쟁에 합류했다.

‘손님’은 1950년대 지도에도 없는 산골마을에 뜻밖의 손님이 오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담았다. 떠돌이 악사 우룡 역을 류승룡이 연기하고 촌장 역은 ‘빛나는 조연’ 이성민이 맡았다. 공포물은 여름철에 빼놓을 수 없는 극장가 메뉴다. 하지만 그동안 흥행은 신통찮았다. 류승룡이 이번에도 흥행배우의 이름값을 하게 될지 관심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재림=5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쥬라기 월드’에 이어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 제네시스’(7월 2일 개봉)와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7월 30일 개봉)이 한국영화에 도전장을 낸다. 두 작품 모두 시리즈 5편으로 전편이 각각 499만과 757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터미네이터 5’는 인간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의 탄생을 막기 위해 터미네이터를 과거로 보낸다는 설정이다. 시간의 균열로 존 코너 역시 과거로 오지만 그는 나노 터미네이터 T-3000으로 변해있다. 사상 최강의 적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젊은 시절의 근육질 슈워제네거를 볼 수 있다. 이병헌이 T-1000로 나온다.

‘미션 임파서블 5’는 시리즈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아 역대 가장 불가능한 미션이 시작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첨단 첩보기관 IMF는 미국정부로부터 해체를 통보받는다. 팀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테러조직 로그네이션이 IMF 전멸 작전을 펼친다. 톰 크루즈가 날아가는 비행기 날개에 매달리는 등 아슬아슬한 액션이 볼만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