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문창진(22)의 신체조건은 축구선수치곤 좋은 편이 아니다. 키 170㎝에 몸무게는 63㎏. FC 바르셀로나의 특급 골잡이 리오넬 메시(28·170㎝·70㎏)와 비슷하다. 메시는 키와 몸무게로 축구를 하지 않는다. 열정과 끼로 축구를 한다. 문창진도 마찬가지다. 올해로 프로 4년차를 맞은 문창진이 포항 공격의 선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창진은 지난 27일 광주FC와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8분 상대의 페널티킥을 유도해 선제골(손준호)을 이끌어냈으며, 전반 20분엔 결승골을 뽑아냈다. 포항은 문창진의 활약에 힘입어 2대 1로 이겼다.
문창진이 이번 시즌 넣은 4골은 모두 순도가 높았다. 지난 4월 15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포항 4대 1 승)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한 문창진은 4월 19일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포항 2대 0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포항 2대 1 승)에서 결승골을 넣은 문창진은 광주전에서 또 결승고를 뽑아냈다. 포항은 문창진이 골을 넣은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문창진의 최대 장점은 빠른 스피드다. 100m 달리기처럼 직진의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라 공을 달고 자유자재로 달리는 속도가 빠른 것이다. 문창진의 또 다른 장점은 영리하고 대담하다는 것이다. 체구가 작지만 기 싸움에서 상대에게 밀리지 않으며, 송곳처럼 상대의 빈틈을 파고든다.
김승대(24·4골)에게 골을 의지하던 포항은 문창진이라는 새로운 공격 옵션을 장착하게 됐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광주전이 끝난 뒤 문창진에 대해 “절실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대표팀을 오가면서 공격포인트도 쌓아 자신감이 생겨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올해는 창진이에게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창진은 올림픽대표팀의 해결사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신태용호’는 류승우(22·레버쿠젠), 최경록(20·상파울리) 등 유럽파를 제외하면 믿을 만한 공격수가 없다. 하지만 문창진이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며 신태용 감독의 고민을 덜어 주고 있다. 문창진은 지난 12일(한국시간) 프랑스 게뇽장 라비유스타디움에서 치른 프랑스와의 평가전(한국 1대 1 무)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14일 튀니지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치른 튀니지와의 평가전(한국 2대 0 승)에서 결승골을 꽂았다.
한편, 선두 전북 현대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2대 2로 비겼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홈에서 최하위 대전 시티즌을 2대 0으로 제압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포항의 메시’ 문창진… 올 시즌 4골 중 3골이 결승골
입력 2015-06-29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