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테러범, 참수 희생자와 ‘셀카’

입력 2015-06-29 03:12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테러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행태를 모방하거나 외국에 여행 나온 유럽인을 겨냥한 테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AFP,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리옹 교외 가스공장 테러범인 야신 살리(35)가 희생자의 참수한 머리를 배경으로 셀프 카메라를 찍은 뒤 이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셀카의 최종 수신자가 시리아의 IS 점령지역에 있다는 보도가 나와 IS 연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살리는 자신의 고용주인 에르베 코르나라(54)를 사건 당일 목 졸라 살해하고 참수한 뒤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었다. 이후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인 왓츠앱을 이용해 캐나다의 한 전화번호로 전송했다. AP통신은 이 사진의 최종 수신자가 시리아 내 IS 점령지역에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런 보도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시신의 머리를 참수하고 걸어놓은 행태가 IS와 일치하고, 테러를 감행한 날짜도 IS가 라마단(이슬람 단식 성월)을 맞아 공격을 권고한 날짜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튀니지 휴양지 수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숨진 38명 대부분은 영국 아일랜드 독일 벨기에 국적의 외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영국 외교부는 이 가운데 15명이 영국인이라고 밝혔다.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외무부 차관은 “52명이 사망한 2005년 런던 기차역 폭탄테러 사건 이후 최악의 테러 공격”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긴급 안보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아랍의 봄’ 이후 사실상 유일하게 민주 체제가 들어선 튀니지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며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튀니지는 사실상 관광으로 먹고사는 나라여서 외국인들에 대한 테러가 계속되면 관광산업이 붕괴돼 정국 혼란이 올 것이란 분석이다.

테러를 범한 튀니지 대학생 세이페딘 레그쥐(23)는 당시 해변에 늘어선 파라솔 하나에 자리를 잡고 칼리쉬니코프 소총을 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관광객들이 호텔로 도망가자 호텔까지 쫓아가 다시 총을 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웨이트의 시아파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벌어진 대규모 자살폭탄 테러로 이날까지 26명이 숨지고 227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IS의 사우디아라비아 지부를 자처한 조직이 테러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라마단 기간 중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IS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시아파 모스크에서도 테러를 일으킨 뒤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밝혔었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