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 수익 보장” 부실채권 투자 유인 77억 가로채

입력 2015-06-29 02:58
부실채권(NPL)에 투자해 월 4% 이자를 주고 원금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에게 70여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사기 및 유사수신 행위 규제법 위반 혐의로 김모(47)씨를 구속하고 염모(52·여)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 등은 광진구 구의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NPL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내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이들은 2012년 9월부터 1년 동안 72명에게 총 77억9500만원을 투자금으로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일당은 인천 계양구의 한 여성회관이 운영하는 주부교실에 강사로 나가 알게 된 주부 등에게 “원금을 보장하고 4개월 만에 16% 이자를 보장해주겠다”며 꼬드겼다. NPL을 싼값에 사들인 뒤 채권 가치를 높여 이를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는 방법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NPL 투자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지만 김씨 일당은 초보적 수준의 지식밖에 없었다. 이들은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자 후순위 투자금을 받아 선순위 투자자의 이자·원금을 챙겨주는 식으로 ‘돌려막기’를 했다. 돈을 제때 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경찰에 고소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