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메르스 공포’ 스르르… 백화점도 명동거리도 바닷가도 다시 북적

입력 2015-06-29 02:53
시민들이 메르스 쇼크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은 세일기간을 맞아 찾아온 쇼핑객으로 붐볐다(왼쪽 사진). 외국인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서울 명동거리는 다시 활기를 찾았고(가운데 사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피서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메르스 쇼크’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썰물처럼 줄어들었던 주말 나들이객이 평소 수준을 거의 회복하면서 곳곳이 활기를 띠었다. 서울시내 중심가와 쇼핑몰, 놀이공원 등은 모처럼 휴일은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메르스 여파로 한산했던 서울 명동거리는 토요일인 27일 인파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모(43)씨는 “한동안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발길까지 뜸해 가게에 파리만 날렸는데 오늘은 평소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 정기세일 기간을 맞은 대형 백화점도 오랜만에 제 모습을 찾았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이은님(58·여)씨는 28일 마스크를 쓴 채 대학생 아들과 쇼핑을 하러 나왔다. 이씨는 “메르스가 한창일 때는 꺼려져서 찾지 않았는데 진정세라는 뉴스를 보고 왔다”며 “그래도 노약자는 위험할 수 있다기에 마스크는 썼다”고 말했다.

관광·유통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음 달 서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쇼핑관광축제 ‘서울썸머세일’을 연다.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 쇼핑몰부터 건강·미용, 전시·공연, 음식, 교통, 금융 관련 업종까지 92개 업체, 1509개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5∼7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말 내내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롯데월드 등 놀이공원을 찾는 시민도 많았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7일 0시부터 28일 오후 2시까지 전국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지난주(558만대)보다 늘어난 589만대로 집계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이번 주말 동안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지난해 이맘때(787만대)보다 조금 적은 수준인 약 769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르스 여파 등으로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줄었던 교통량이 반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공포가 물러가면서 좋은 것만 회복되는 건 아니다. 메르스 때문에 술자리를 피하고 일찍 귀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급감했던 음주운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음주 교통사고는 지난 11∼15일 일평균 39.4건에서 16∼20일 일평균 43.8건으로 반등했다. 단속에 따른 적발 건수도 지난달 일평균 697.6건에서 이달 1∼5일 일평균 488건, 6∼10일 324.6건으로 급감했었지만 11∼15일 339.6건, 16∼20일 338.6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경찰은 “메르스 확산세가 꺾이고 일상이 회복되면서 음주운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음주 교통사고 통계와 메르스 감염 상황을 지켜보며 단속 정상화 시기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전수민 홍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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