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F&B는 2004년 1월 알래스카산 연어에 올리브유를 첨가한 ‘올리브 연어’ 캔을 출시했다. ‘제2의 참치’를 꿈꾸며 연어를 이용한 다른 가공식품도 추가 출시했지만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2013년 4월 CJ제일제당이 ‘알래스카 연어’를 출시하면서 연어 캔 시장이 다시 열렸다. 알래스카 연어는 출시 2년 만에 2000만개가 팔렸고, 올해는 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8일 “2005년 연어 캔 제품 출시를 검토했지만 당시만 해도 연어가 대중적인 음식이 아니어서 검토 단계에서 그쳤다”며 “이후 패밀리레스토랑 등을 통해 연어가 대중화되면서 다시 출시했다”고 밝혔다.
식음료 업계에선 연어 캔처럼 시장 변화로 다시 ‘대박’을 치는 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소비자 기호를 너무 앞질러 선택받지 못했다가 시장이 무르익으면서 다시 선택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매출 1000억원을 넘는 ‘메가 브랜드’인 롯데제과 ‘자일리톨껌’도 처음에는 인기를 얻지 못했다. 1997년 출시됐으나 낯선 재료와 비싼 가격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출시 1년도 안돼 시장에서 사라졌다가 2000년 재등장했다. 한번 실패했던 제품이었지만 ‘자기 전에 씹는 껌, 양치질 후에 씹는 껌’이라는 마케팅에 힘입어 재기에 성공했다. 2013년 누적 매출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도 2000년 출시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05년 옥수수수염차 등 차 음료 시장이 본격 도래하면서 함께 주목을 받았다. 혼합차 등 다른 차 시장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특정 콘셉트 제품이 다시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발효유 시장과 가공육 시장에서 ‘무첨가’ 제품은 소비자 선호는 높지만 맛이 따라주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히트상품, 출시 ‘타이밍’이 喜悲 갈랐다
입력 2015-06-29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