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 내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법으로 자주 손 씻기와 항균마스크 착용이 권장되고 있다. 메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것으로 예방백신이 아직 없다. 따라서 위생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여름철은 비단 메르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각종 바이러스성 병원균이 들끓는 계절이어서 더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의 의료정보 전문 웹사이트 프리벤션닷컴(www.prevention.com)은 최근호에서 각종 병원균 감염을 차단하려면 휴대전화, 식당 메뉴판, 화장실 문고리 등과 같이 취급 시 손을 써야 하는 것들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주의가 필요한 도구는 휴대전화 등 전자장비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편한 대로 아무 곳에나 두게 마련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한다. 휴대전화나 PDA(개인용 정보 단말기), 태블릿PC, 노트북 키보드 등을 통해 수많은 세균이 옮겨질 수 있다.
프리벤션닷컴은 특히 피부 감염 및 식중독을 일으키는 포도상구균이나 살모넬라균, 방광염과 중이염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와 같이 병원 내 감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녹농균 등이 휴대전화를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평소 사무실과 집안에서 사용하는 전자 기기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대체로 가죽이나 비닐 소재로 돼 있는데, 세균이 숨기 쉬운 틈이나 주름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전자 기기들은 소독한 천으로 자주 닦아준다. 물론 사용 후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식당 메뉴판도 취급 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와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딱딱한 물체 표면에 붙어서도 18시간 동안 생존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유명한 식당일수록 수많은 사람들이 메뉴판을 이용하고 세균을 붙여놓지만 메뉴판을 씻거나 소독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외식을 할 때는 감염 예방을 위해 식당에서 메뉴판이 접시나 수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음식 주문을 마친 후에는 손도 씻도록 하자.
공중화장실의 문고리와 대형 슈퍼마켓의 쇼핑카트도 병원균 전파 도구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만지는 공용 도구라 그만큼 오염 위험성도 큰 법이다. 미국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쇼핑 카트 손잡이의 3분의2가 대장균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세균 수는 공중화장실의 문고리보다 더 많았다. 프리벤션닷컴은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시식용으로 주는 음식을 맨손으로 받아서 먹는 것 역시 호흡기감염을 자초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설거지를 끝낸 뒤 물기에 젖은 그릇을 닦는 행주에는 항생제 내성균들(MRSA)이 서식하기 쉽고 나쁜 대장균과 다른 세균들도 많다. 종종 엎질러진 음식물을 닦기도 하는데, 그 뒤 씻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행위도 절대 금물이다. 행주는 사용 후 깨끗이 빨아서 말린 후 재사용하되, 적어도 일주일에 2회 이상 삶아서 소독하는 것이 좋다. 씻은 그릇과 접시들은 가급적 행주로 닦지 말고 그대로 말린다.
미국 가정 16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냉장고 손잡이 부근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곳이 무려 83%에 이르렀다고 한다. 곰팡이는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퍼지게 된다. 예민한 사람은 알레르기에 걸릴 수 있고, 음식물을 오염시켜 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일주일에 한두 번은 희석한 표백제나 삶아서 깨끗이 소독한 행주로 닦아줘야 한다.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위생관리 생활화… 여름철 병균 꼼짝마!
입력 2015-06-30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