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연평해전 13주년-인터뷰] 참수리 357정 정장 故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씨

입력 2015-06-29 02:52

“뒤늦게나마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지요. 하지만 그간 섭섭함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제2연평해전에서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침몰했던 참수리 357정의 정장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73·사진)씨는 28일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된 뒤 연락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어제도 오래전 같이 근무했던 부하가 방금 영화보고 나왔다며 전화하다가 울먹여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아들이 엄숙하고 거룩한 조국의 부름을 받아 자신의 몫을 다했다는 것이 늘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아버지를 따라 해군의 길을 걸은 아들은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윤씨는 “후배들이 영하를 원칙주의자라고 이야기하더라”며 “나도 고속정 정장을 하면서 원칙에 벗어나는 일은 조금도 용납하지 않아 대원들에게 미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아들이 새삼 더 자랑스럽고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는 지난 6월 초 ‘연평해전’ 시사회 때 유가족 일부는 영화 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투장면이 시작되자 눈을 감거나 자리를 뜬 사람들도 있었다. 차마 그 참혹한 순간을 볼 수 없어서다. 윤씨는 “짐작은 했고 또 시나리오도 봤는데 실제 영화로 보니 더 실감이 났다”며 “어머니와 부인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리느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윤씨도 그랬지만 연평해전 유가족들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 마치 이들이 남북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것처럼 싸늘한 홀대를 받아야 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워 이사를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이웃사람들이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뒤에서 수근거리는 듯해 힘겨웠다. 윤씨 가족도 이사했다.

윤씨는 영화 ‘연평해전’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해군장병들이 NLL을 사수했는지를 국민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전사한 이들을 오래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 또 기억해주는 일은 안보의 튼튼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NLL을 사수하기 위해 순결한 목숨을 바친 장병들이 국민 모두의 아들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