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왜 이러나… 한화 약물 파동에 롯데 보너스 갈등

입력 2015-06-27 03:30
프로야구계가 경기 외적인 요소로 갑자기 시끄럽다. 한화 이글스 최진행의 약물파동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가 선수와 프런트간 승리 수당을 놓고 내홍을 빚고 있다.

한화는 최진행 도핑 양성반응이라는 폭탄을 맞았다. 최진행은 지난달 초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경기기간 사용을 금지하는 약물인 스타노조롤 성분이 검출됐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스타노조롤은 금지 약물 중 최고 등급인 ‘S1’이다. 이에 따라 최진행은 30경기 출장정지와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구단도 최진행에 대해 자체 징계 위원회를 열고 벌금 2000만원을 물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선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마추어 스포츠에서는 스테로이드 계열의 금지 약물이 적발될 경우 자격정지 기간이 2년∼4년에 달한다.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지만 법원으로부터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결 받은 수영스타 박태환에게도 18개월 자격정지가 내려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지난해 스타노조롤이 검출됐던 선수 3명에게 각각 80경기의 출장 정지를 결정한 바 있다.

김성근 감독과 구단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도핑 양성 사실을 알았음에도 최진행을 계속 경기에 출전시켰다는 점에서다. 실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달 중순 1차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고 알렸지만 김 감독은 최진행을 23일까지 계속 타선에 중용했다.

롯데는 승리 수당인 ‘메리트 시스템’을 놓고 선수단과 프런트가 갈등을 빚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주장 최준석을 비롯해 일부 고참 선수들은 지난 7일 프런트 운영팀 간부와 만나 구단이 올 시즌 새롭게 채택한 메리트 시스템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롯데는 지난해까지는 승리한 경기 수에 따라 일정액을 지급했지만 올 시즌에는 경기당 지급하는 승리 수당을 줄이는 대신 당월 승률 순위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구단은 선수 측 요구에 거부 의사를 전했다.

이에 따라 롯데 선수단이 메리트 시스템 변경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태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5월 중순부터 6연속 위닝 시리즈(3연전에서 2승 이상)를 일궈내며 선전했지만, 공교롭게도 선수단과 프런트가 만난 날부터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롯데는 7일 이후 첫 상대인 kt 위즈와의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한 데 이어 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모두 루징 시리즈(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롯데의 6월 성적은 26일 현재까지 6승 13패다. 롯데 관계자는 “제도를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뜻을 고참 선수들에게 전했고, 선수들도 이를 수용했다”면서 “최근 성적 부진이 이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LG 트윈스는 우완투수 정찬헌의 음주운전 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LG는 정찬헌에게 3개월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지만 불펜 약화를 걱정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